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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재산세가 너무 세다고

포럼: 

미국의 재산세 제도에 대해서 한 마디 더...
미국에 산 지 21년째다. 처음에 미국에 와서 좀 신기했던 게, 전세라는 개념이 전혀 없고 무조건 월세 아니면 자기 집을 가
지는 것 밖에 다른 선택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미국에 온 지 얼마 안 돼 집값이 오르더니 거의 10년 이상을 올랐다. 그래서
집을 10년 이상 사지 못하고 내내 월세를 살았다. "미국에 무슨 부동산 투기가 있겠어? 곧 내리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결코
내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처음에 월 800불(월 88만원)부터 시작해서 나중엔 월 1,800불(월 200만원 정도)까지 내고 살았
다. 잠시였긴 했지만 LA 다운타운 고층 콘도에 살 때는 월 2500불(월 280만원)까지도 내봤다.
월세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고, 미국 정부의 세금 정책에 관한 얘기를 하려고 한다는 것이 길어졌다. 나로서 이해
하기 힘들었던 것은 집을 사기 위해 은행에 융자를 얻으면, 원금과 이자를 갚는 즉 모기지를 갚아나가는 과정에서 융자한
금액의 이자는 소득에서 공제를 해준다. 그러니까, 월급을 많이 받아서 세금이 높아지면 월세를 살던 사람이 집을 사서 융
자 원금에 대한 이자를 내는 만큼 소득에 따른 세금을 적게 낼 수 있는 혜택을 받는 것이다.
처음엔 이게 참 이해되지 않았다. 가난한 사람들은 월세를 내고 사는 사람들인데, 월세에 대한 세금 공제는 없고, 왜 집 있
는 사람들에게만 소득공제의 혜택을 주느냐 말이다. 한국에서는 집을 사면 부동산 투기와 연관을 지어서 생각하기 때문에
정부가 집을 사도록 유도하는 것을 비판 내지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미국은 뭔가 이상해도 한참 이상했다. 정부가 집
을 사는 것을 적극 장려하니 말이다.
그런데 막상 집을 사고 보니, 재산세가 장난이 아니다. 결국 정부는 사람들이 월세를 살기보다 집을 사야 세수가 늘어난다.
재산세는 대부분 지방 정부의 주요한 재정 자원이 되기 때문이다. 이쪽이 장사가 되는 것이다. 주민들이 월세를 살기 보다
자기 집을 가지고 살아야 지역 커뮤니티도 안정된다. 정부는 집 사는 걸 적극 유도하고 장려하며, 대신 재산을 가진 사람들
에게 그만큼의 세를 부담시키는 곳이 미국인 것이다.
한 때 불었던 투기 광풍은 사실 정부의 규제도 미약했기 때문이지만, 금리가 너무 낮아서 유동자금 과잉으로 생긴 해프닝
이라는 측면도 크고 무엇보다도 모기지 담보부 채권 같은 금융 파생상품으로 한몫 단단히 벌던 금융자본과 헷지 펀드등의
탓이 크다.
아무튼 정부는 집 사는 것을 투기다 뭐다 해서 때려 잡을 생각을 말고, 집을 가진 사람에게 누진적으로 재산세를 매기면 된
다. 누이 좋고 매부 좋다. 그리고 재산을 가진 사람은 가진 만큼 세금으로 기여하면 된다. 집 가진 걸 무슨 죄 지은 것처럼 만
드는 사회는 어리석다. 공산주의 사회처럼 일인 일주택을 제공할 것이 아니라면 자본주의적 방식에 맞게 잘 운용하면 된
다. 자산가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세워놓고, 도덕주의적 잣대를 들이대며 "내가 사면 실거주용이고, 네가 사면 투기목적"이
라는 더블 스탠다드, 그거 없어져야 한다. 누가 몇 채를 사던 시비 걸지 말고, 그에 합당한 세금을 물게 하라.
출처:페이스북 이형열님
https://www.facebook.com/hyungrlee?hc_ref=ARRZn_HiooGlTGORBEkAdQmqCtpCdZ24IZ7njwZpK7T48llN5maj4GXL38JT_9wv_U&fref=nf